오늘 종일 시험을 치르고 정답 공개 나오자 마자 가채점 하고 바로 수기 올리러 왔습니다.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제가 실수만 하지 않았다면 합격이 가능하기에 미리 방문해서 글 작성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이넷을 키우며 전업주부로 잘 살다가 남편벌이가 좋지 않아져서 일자리를 알아보던중 중졸이라 할 수 있는게 많이 없는 벽에 부딪혀서 검정고시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도 수없이 마음 속에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찝찝함이 있었고 항상 마음 한켠이 불편하고 남편에게 조차도 말할 수 없었습니다.
어쩔수 없이 일자리를 구하던 중 간호조무사가 눈에 띄었고 그걸 공부하려면 고등학교 졸업장이 조건이라는 걸 알게 되고 또다시 망설이고 있었던 중 우연히 검색으로 검정오름 후기를 보고 상담을 했습니다.
솔직히 이제와서 20년 이상 손 놓던 공부에 자신도 없었고 지난 20여년 동안 교과과정이 바꼈을 거란 생각에 시작할 엄두도 나지 않았는데 조실장님이 전화를 주셨는데 전화 한통만으로도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갑자기 생겼습니다. 정말 말 한마디로 덕을 쌓는다는 말이 이럴때 쓰는것 아닐까 싶은 생각조차 들더군요.
공부를 시작하는데 책을 보니 하얀것 위에 검은것이 글자란 것만 느껴지고 분명 한국말이긴 한데 이해가 안가는 그런상황이었습니다. 실장님과 통화했을때 자신감은 사라지고 일주일 공부후기를 말하며 무슨말인지 모르겠다고 좌절 비슷한 투정을 하였더니 할 수있다는 자신감 무작정 할 수 있다는게 아니라 일단 알려준대로만 따라해 보고 시험 친후 좌절 하라시더군요.
되든 안되든 하라는 대로 그냥 했습니다. 이해 안되는데 그냥 쭉쭉 하라는데로 진도 빼고 계속 공부했어요. 아이들이 4명이나 되기에 아이들 공부도 봐주며 살림해가며 같이 공부했습니다.
아이들 공부할 시간에 저도 같이 공부 했습니다. 밥먹고 잠자는 시간 빼고 책이랑 놀았습니다. 가끔 하기 싫을땐 드라마도 보다가 다시 통화하게 되면 정신 차려서 며칠은 열심히 하고 놀고 그러기를 반복했고
이렇게 해서 합격 가능할까? 어느순간 의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하루에 한시간만이라도 대충 책을 읽다보니 반복의 힘으로 어느순간 모르는것 뿐이던 제 머리속에 차곡차곡 알게 되고 이해되는 것으로 쌓여 갔어요.
몇달을 하기 싫어도 아~~공부해야지??하며 마음 다잡고 30분만이라도 했었고 막상 시험을 치려니 전날밤 잠도 안오더라구요. 공부를 미친듯이 했으면 더 잘 잤을까요? 걱정이 되어서 뒤척이다 새벽 3시쯤이 되는걸 보고선 어느순간 잠이들고 비몽사몽 상태로 시험을 치르러 갔다 왔어요.
잠을 자지 않았는데 지금도 잠이 오질 않습니다. 시험치는 동안은 긴장감에 못잤고 지금은 결과를 보고 두근거려서 잠이 안옵니다.
집에 와서 정답이 나왔길래 맞춰 봤는데
과학84점, 영어 76점, 국어 92점, 사회 96점,
도덕 96점, 한국사는 100점 수학 90점
총 634점으로 평균 90점 조금 넘는 넉넉한 점수로 합격했어요.
점수 알게되고 바로 조실장님께 문자로 알렸더니 바로 전화 주시며 축하한다며 본인의 일처럼 기뻐해주셨어요.
솔직히 공부는 제가 했지만 시작조차 엄두 내지 못한 저를 한발짝 내딛을 수 있게 손잡아 주신 실장님이 없었으면 이렇게 기쁜 날은 없었을 겁니다.
공부를 시작할땐 정말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무슨뜻인지도 모르지만 일단 알려준데로만 해보시라고 격려 안해줬으면 이루지 못하고 또다시 포기 했겠죠. 전 이제 고졸자격자 입니다. 한 달 뒤에 발표가 나겠지만 이정도 점수면 걱정할 것 없이 합격이니 실수 했을 거란 생각 하지 말라며 가족모두가 고생했으니 오늘은 맥주 한잔 하시라던 실장님..
너무 감사합니다..복 받으실 거에요.
혹시나 제글을 누군가 보게 되신다면 일단 전화상담 받아보세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 이게 진짜 맞는 말인듯 합니다. 일단 시작하시고 실장님 시키신대로 따라 하다 보면 어느새 내 머릿속에 이해되는 것들로 차 있을 거에요. 망설이면 시간만 늦어져요. 일단 시작해야 되요. 일단 시작하시면 내년 시험후엔 그동안 자신이 없어서 미뤘던 자신이 후회되실 거에요.
안늦었습니다. 할 수 있더라구요. 하게 되더라구요. 이게 진짜 되더라구요.